‘같이 살래요’ 내 이름 불러주던 고운 사람 vs. 백년은 더 보기 싫은 놈


18-03-19 12:42





▲사진=‘같이 살래요’ 방송 화면 캡처


‘같이 살래요’ 유동근, 장미희가 20대 로맨스보다 더 궁금한 신중년 로맨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극본 박필주, 연출 윤창범, 제작 지앤지프로덕션)에서 지금은 누군가의 아빠와 엄마지만, 20대 초반 서로가 서로의 첫사랑이었다는 과거가 밝혀진 수제화 장인 박효섭(유동근)과 성공한 빌딩주 이미연(장미희). 그런데 ‘내 이름 불러주던 고마운 사람’과 ‘백 년은 더 보기 싫은 놈’이라고 서로를 떠올리는 36년 전 첫사랑에 대한 정반대의 기억은 효섭, 미연 커플의 과거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36년 전,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동네 어귀에서 미연(정채연)을 기다리던 효섭(장성범). “나 기다렸어? 할 말 있냐”는 적극적인 미연에 비해, 효섭은 “너 일찍 좀 다녀라. 너 맨날 늦게 다니니까 아버지가 골목길에서 내내 기다리시잖아”라며 마음에 없는 말만 늘어놓았다. 그런 효섭을 불러 세운 미연은 “나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그 말 하려고 온 거잖아”라고 고백을 재촉했다.


과거를 떠올리는 같은 꿈을 꿨지만, 효섭과 미연은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삼십 년도 더 된 사람이 꿈에 왜 나타나지?”라며 추억에 잠긴 효섭과 반대로 분노로 일그러진 미연의 얼굴. “오랜만에 제대로 열받는 꿈꿨네. 기분 나쁘게 박효섭이가 왜 내 꿈에 나와”라며 효섭을 “삼십 년 전에 끝난 놈. 삼십 년 동안 안본 놈. 백 년은 보기 싫은 놈”이라고 칭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미연의 분노를 느끼게 했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 김대표(이한위)의 배신에도 크게 동요치 않던 미연의 감정을 뒤흔드는 사람은 삼십 년도 더 전에 헤어진 효섭뿐이었다.


“악착같이 돈 벌었으니 이제 제대로 투자 해보겠다”는 미연은 어릴 때 살던 동네를 전부 매입하기로 결심했다. 실은 투자나 개발이 목적인 것도 아니고, 그저 “싹 다 부수기 위해 싹 쓸어 모아 매입하겠다”는 미연. 효섭이 살고 있는 그 동네가 미연에게 어떤 기억을 남겼기에, 어릴 적 추억이 담긴 동네를 모조리 없애 버리려는 걸까. 아련한 첫사랑과 죽일 놈으로 남게 된 두 사람의 사연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벚꽃길을 걸으며, “난 뭐 태어나면서부터 아빤 줄 아냐?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도 있었어. 얼마나 고운 사람인지 너희는 상상도 못할 거다”라며 추억에 잠긴 효섭. 그러나 첫사랑을 “재수없는 놈”으로 기억하고 있는 미연. 삼십 년 넘게 본 적도 없지만 서로 다른 이유로 서로를 잊지 못하는 두 사람이 그려갈 신중년 로맨스가 기대를 모으는 ‘같이 살래요’, 매주 토, 일 저녁 7시55분 KBS 2TV 방송.



<이민정 기자 news@purpress.co.kr - ⓒ e뉴스페이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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