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는 것에 실패했거나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뒤 무대 밖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실패 이후의 삶을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을 담아낸 에세이다.
저자는 2014년 아이돌 그룹 BTL의 멤버 큐엘로 데뷔했다. 200번이 넘는 오디션, 오랜 연습생 생활 끝에 어렵게 얻은 무대였다. 하지만 회사 사정으로 활동은 예상보다 빠르게 끝났다. 꿈이 끝난 자리에는 화려함보다 현실이 먼저 찾아왔다. ‘망한 아이돌’이라는 꼬리표, 부족한 스펙, 취업 준비, 반복되는 실패.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 저자는 hy(옛 한국야쿠르트) 홍보마케팅팀을 거쳐 현재 국내 대기업 S사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망돌의 이력서’는 단순한 연예계 회고록이나 취업 성공담과는 결이 다르다. 연습생과 데뷔, 해체, 취업 실패,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면까지 쉽게 말하기 어려운 실패의 시간을 정면으로 기록한다. 동시에 실패한 시간을 어떻게 자신의 언어로 다시 바꿔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책 속에서 저자는 “아무리 화려한 경험이라도 맥락 없이 꺼내면 자산이 아니라 약점이 된다”고 말한다. 실패를 지우는 대신 실패를 다시 설명하는 힘이 삶을 다음으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꿈이 사라진 자리에서도 사람은 다시 자기만의 다음 장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 무너졌다고 해서 인생 전체가 함께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팀이 해체돼도 인생은 해체되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그 사실을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로 들려준다.
‘망돌의 이력서’는 아이돌을 꿈꿨던 사람뿐 아니라 실패 이후가 더 막막한 사람, 남들은 앞으로 가는데 혼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인 사람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화려한 조명이 꺼진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 이 책은 그 조명이 꺼진 뒤 찾아오는 적막함과 막막함을 먼저 지나온 사람이 건네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담담한 조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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