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법인 숲과나눔(이사장 장재연)은 ⟪흐르지 않는 강: 김원의 4대강 기록⟫을 <공간풀숲>에서 4월 11일(토)부터 4월 25일(토)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는 김원 작가가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공사 현장을 수년간 촬영한 사진 70여 점과 4대강 사업을 목도하며 심경을 담은 최근 인터뷰 그리고 작가의 저서와 기고문들로 구성된다. 김원 작가는 “강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동시에 강이 죽어가는 과정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말한다.
⟪흐르지 않는 강: 김원의 4대강 기록⟫전시는 ‘흐르지 않는 강’이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 곁에 오래 공존해 온 ‘강의 생태학적 존재 의미’와 함께 어느새 잊힌 4대강 사업이 남긴 쟁점을 환기하고 있다. 태고의 아름다운 강의 풍경부터 공사로 인해 강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과정, 공사를 저지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시위 현장, 금빛 모래가 특별히 아름다웠던 내성천 인근 마을이 4대강 사업 여파로 텅 비어가는 모습 등을 낱낱이 보여준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강변을 뛰어다녔던 김원 작가에게 ‘강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책무였다. ‘한강 최상류에서 낙동강 하구까지, 산골 작은 개울에서 드넓은 평야까지 쉼 없이 사진을 찍은 것’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금모래빛 강변에 대한 귀한 기억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럭과 포클레인에 의해 파헤쳐지는 강의 처참한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 사진들은 ‘강을 지켜 주지 못한 자로서 증언’이 되었다. 증언을 더욱 설득력 있게 개진하고, 4대강 사업의 실상을 파헤치기 위해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부분은 기고문 16편에 담았다.
김원의 작업은 과학, 기록,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개발’과 ‘정책’이 자연에 남긴 흔적을 드러내고, 강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과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오랜 시간이 축적된 실천이다. 강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는 강과 함께 호흡하듯 사진을 찍었고, 강이 파헤쳐지는 실상은 공중에서 감시카메라의 시각으로 촬영해 4대강 사업의 전모를 드러냈다. 또한 강가에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사연을 듣고 사진으로 옮긴다. 긴 시간과 공을 들여 촬영한 이 사진들은 ‘강’과 함께 ‘인간’ 삶의 현장도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강은 흐르는 자연이다. 강은 물이 가는 길일 뿐만 아니라, 자연 그 자체다. 수많은 생명체가 그대로 담겨 있는 삶의 공간이고, 또한 우리가 먹을 물을 긷는 공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강을 아스팔트 도로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마치 도로처럼, 강을 인공적으로 더 편리하게 바꾸고, 이용하려 한다. 하지만 강은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인공 구조물이 아니라, 흐름과 순환 속에서 스스로 균형을 이루는 생태계다. 우리는 오랫동안 강을 개발의 대상으로 다뤄왔고, 그 결과 강은 흐름을 잃고 단절된 채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 전시는 강을 이용의 대상이 아닌 회복되어야 할 생명체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 그리고 개발의 시대를 넘어 복원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드러낸다.
2009년부터 추진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한국 현대 환경정책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하천 개발사업이었다. 당시 정부는 홍수 예방, 수자원 확보,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요 목표로 내세웠지만, 사업 과정과 결과를 둘러싸고 환경적, 사회적 논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사실상 ‘뱃길을 만드는 운하 사업’이었고,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반대로 포기했던 대운하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만들어낸 ‘거짓말’이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많은 강이 인공 구조물로 채워진 정체된 공간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전시는 정책 평가나 정치적 논쟁을 넘어, 4대강 사업이 남긴 환경적 흔적과 사회적 기억을 환기한다. 또한 현재 한국 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보 개방’, ‘하천 복원’, ‘자연기반해법(NBS)’ 등으로 강을 다시 흐르게 할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전시 연계 행사로 <다큐 ‘추적’ 상영회 & 최승호 감독, 김원 작가와의 대화>를 4월 25일(토) 오후 3시에 ‘공간풀숲’에서 진행한다. 최승호 감독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초래한 환경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을 17년간의 장기 취재해온 내용을 영화 <추적>에 담았다. 이 영화에서 김원 작가는 4대강 사업의 숨겨진 실체를 세상에 알린 핵심적인 내부 제보자이자 전문가로 등장한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풀숲>은 (재)숲과나눔의 ‘환경아카이브풀숲’에 탑재한 자료를 바탕으로, 환경문제를 예술과 결합해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전달하고자 탄생한 환경·예술·문화의 거점 공간이다. ‘한국환경운동사’ 30년 역사를 다룬 ≪기록과 기억-함께사는길 30년≫, 강홍구 작가의 개인전 ≪두 개의 바다≫, 노순택 사진전 ≪흑산, 멀고 짙고≫, ≪사라지기 전에: 현진오, 멸종위기식물 40년 기록≫ 전시를 개최하며 주목을 받았다.